오늘은 신경림 시인의 시 다시 느티나무가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다시 느티나무가 / 신경림 시인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 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새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해설]
이 시에서 느티나무는 화자에게 삶의 깨달음을 주는 소재이다. 느티나무가 작아 보였다는 것은 화자가 성장했다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유년기의 순수성을 잃었다는 뜻도 된다. 시간이 흘러 다시 고향으로 가니 느티나무가 커 보이는 것은 화자가 늙고 병들어 죽음이 가까워져 있지만, 세상사와 삶의 이치를 성찰하고 깨달았기에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삶의 깨달음을 주는 소재로 느티나무를 소재로 사용)
터무니 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유년기의 순수함을 지닌 자기중심적인 사고)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유년기의 순수한 마음이 상실된 모습)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성장하면서 삶의 이치를 알아가는 모습)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과거와는 다른 인식)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늙음에 대한 담담한 수용과 긍정적 인식)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삶에 대한 깨달음)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생물학적으로는 늙고 병들었지만 감각의 둔화 속에 세상 이치를 깨닫는 노년기의 통찰력 있는 관조적인 삶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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