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 취미생활 잔치마당/문학

[현대시] 낙화 / 조지훈 시인

by meta-verse 2025. 8. 27.
728x90
반응형

오늘은 시인 조지훈의 낙화에 대해서 포스팅합니다. 


 

낙화 / 조지훈 시인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들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 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해설]
 
꽃이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나타내면서 그 이면에 흐르는 인생무상을 담고 있는 시이다. 즉, 꽃이 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기에 어쩔 수 없어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 숙명을 초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체념이 스며들어 있다. 
 
위시에서 "귀촉도(두견새의 옛이름) 울음"은 이별을 뜻하며,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는 흰색과 붉은색을 대비시켜 쓸쓸하면서도 애잔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우련은 보일 듯 말 듯 희미하게 물드는 붉은빛 꽃의 모습을 뜻한다.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에서는 속세를 떠나 초야에 꽃과 함께 묻혀 사는 사람의 고운 마음을 누가 알까 저어하면서도 한편 외로움을 담고 있으며,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는 고요와 함께 찾아오는 낙화의 아침 슬픔을 세상 모든 것이 덧없음을 절제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