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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취미생활 잔치마당/문학

[현대시] 농무 / 신경림 시인

by meta-verse 202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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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인 신경림의 농무에 대해서 포스팅합니다.


 
 농무 / 신경림 시인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자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것 조무래기들뿐
처녀 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 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 들고 날라리 불거나
고갯짓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해설] 
 
신경림의 시 농무는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 젊은이들이 대다수 도시로 떠나고 쇠락해 가는 농촌의 모습을 농악이라는 전통적인 놀이를 주제로 하여 농촌의 고달픈 삶과 분노·체념 등으로 농촌 해체의 실상을 묘사하고 있다.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공연이 바로 끝나 허무함과 한편 농업시대의 끝을 알린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
(농촌문화에서 도시문화로의 변화를 엿보여 준다)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자
(쓸쓸한 감정이 들게 하여 농촌의 쇠락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우리라는 단어를 통해 농민들을 직접 시의 화자로 내세움)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면서 고달픔과 상실감을 잊고자 함)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농악에 맞춰 행진하면서 분노와 절망을 담고 있다)
따라붙어 악을 쓰는 것 조무래기들뿐
(젊은이들은 대부분 도시로 떠난 상황을 묘사)
처녀 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조선 명종 때의 임꺽정처럼 현실에 분노하는 모습)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임꺽정의 책사인 서림이의 체념과 자조적인 모습)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 친들 무엇하랴
(희망이 없는 농촌 현실을 자포자기 심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농촌 붕괴에 대한 화자의 절망과 체념)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소를 잡아 파는 곳)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흥이 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잠시 잊고 울분을 토로하는 신명 나는 상황을 역설적으로 묘사)
 
한 다리 들고 날라리 불거나
고갯짓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농무를 통해 농촌 현실에 대한 절망과 울분을 표시하고 있다)

이천 쌀 축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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