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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취미생활 잔치마당/문학

[현대시] 김춘수 시인, 꽃

by meta-verse 202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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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인 김춘수 님의 시 꽃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꽃 / 김춘수 시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인의 시 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단순한 사랑에 관한 시가 아닌 존재와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로서, 몸짓에 불과한 단순성으로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을 부르는 행위에서 비로소 꽃이라는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본연의 가치를 가지며, 서로의 가치를 인식하고 존재의 의미를 느끼면서 그들도 나의 빛깔과 향기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즉, 인간관계에 있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배려하고 살아야 의미 있는 공동체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시인 김춘수(1922~2004)
1922년 11월 25일 경남 통영군 통영면에서 태어나 경성제일고보, 니혼대학(중퇴) 등에서 공부하였으며, 마산고등학교·경북대학교·영남대학교 등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시인은 1946년에 시 애가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구름과 장미>, <산악>, <모나리자에게>, <꽃>, <꽃을 위한 서시>,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등이 있다. 흑역사로는 전두환 독재정권에 참여하여 친군부 행위를 한 것인데, 이는 허무주의에 기반을 둔 인간의 실존과 존재를 노래했던 시인으로 알고 있는 국민에게 튼 실망을 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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