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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 바다에 관한 시 모음(바닷가 우체국/ 바다/ 여름 바다/ 여름바다, 그대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여름 바다로의 비상/ 여름 바다의

by meta-verse 2025.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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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다에 관한 시 모음을 포스팅합니다.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시인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 짐승처럼 보였으나 
나는 곧 그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아주 오래전부터
우체국은 아마
두 눈이 짓무르도록 수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리하여 귓속에 파도 소리가 모래처럼 쌓였을 것이었다
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 결코 
세월을 큰 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
 
한 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줄지어 소풍 가는 유지원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내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우체통이 빨갛게 달아오른 능금 같다고 생각하거나
편지를 받아먹는 도깨비라고 
생각하는 소년이 있을지라고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소년의 코밑에 수염이 거뭇거뭇 돋을 때쯤이면
우체통에 대한 상상력은 끝나리라
 
부치지 못한 편지를 
가슴속 주머니에 넣어드는 날도 있을 것이며
오지 않는 편지를 혼자 기다리는 날이 많아질 뿐
사랑은 열망의 반대쪽에 있는 그림자 같은 것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삶이 때로 까닭도 없이 서러워진다
우체국에서 편지 한 장 써보지 않고
인생을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또 길에서 만난다면
나는 편지 봉투의 귀퉁이처럼 슬퍼질 것이다
 
바다가 문 닫을 시간이 되어 쓸쓸해지는 저물녘
퇴근을 서두르는 늙은 우체국장이 못마땅해할지라도
나는 바닷가 우체국에서
만년필로 잉크 냄새나는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긴 편지를 쓰는
소년이 되고 싶어진다
 
나는 이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사랑을 한 게 아니었다고
나는 사랑을 하기 위해 살았다고
그리하여 한 모금의 따뜻한 국물 같은 시를 그리워하였고
한 여자보다 한 여자와의 연애를 그리워하였고
그리고 맑고 차가운 술을 그리워하였다고
 
밤의 염전에서 소금 같은 별들이 쏟아지면
바닷가 우체국이 보이는 여관방 창문에서 나는 
느리게 느리게 굴러가다가 머물러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아는 
우체부의 자전거를 생각하고
이 세상의 모든 길이
우체국으로 향해 모였다가
다시 갈래갈래 흩어져 산골짜기로 가는 것을 생각하고
길은 해변의 벼랑 끝에서 끊기는 게 아니라 
훌쩍 먼 바다를 건너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때로 외로울 때는 
파도 소리를 우표 속에 그려 넣거나
수평선을 잡아당겼다가 놓았다가 하면서
나도 바닷가 우체국처럼
천천히 늙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바다 / 신성호 시인
 
쉼없이 춤을 추는 파도의 고향
지친 하루의 진액을 토하듯
떠 밀려 달려오는 하얀 물거품
 
태고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부딪치고 또 부딪쳐서
깨어지는 파도를 안고
수줍은 듯 속살을 내미는 바다
 
때로는 노도같이
어느 땐 백조의 호수처럼
변화가 있음이 너의 모습이여라
 
밀려왔다
떠나가는 파도를 따라
오늘도 어제처럼 갔다가 다시와도
어제의 그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여름 바다에 눕다 / 박명숙 시인
 
여름 바다로 가자
파도가 노래하고
조가비의 꿈이 있는 곳
그곳에 메마른 가슴을 적시며
사색의 시간을 갖자
 
여름 바다로 가자
햇빛 부서지는 바다가
시리도록 아름다운 것은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
지난날의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노래에 
꿈을 실어 춤을 추자
 
파도야! 파도야! 꿈을 품으라
부서지고 깨지며 아프게 소리쳐라
파도가 부르는 노래는 
향긋한 바다 향기
슬픈 이에겐 위로의 노래가
기쁨이 있는 곳에 희망의 노래를 
 
파도야! 파도야! 높이 솟아라
조가비에 새긴 꽃 빛 물결
아름다운 문양의 언어를 새겨라
여름 바닷가 별들의 고향
연인들의 사랑 노래 들려 다오
 
뜨거운 태양빛이 바다에 눕고
다시 여기에
아름다운 추억을 묻으며
달빛의 그리움을 잠재 운다


한 송이 바다 / 정현종 시인 
 
한 송이 바다
바다 한 송이를 
애기동백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붉고 붉고
수없이 붉어도
이상하리만큼 무력하다
한 송이 바다 앞에서는 


여름 바다 / 박정재 시인
 
출렁이는 파도
은빛 물결 쏜살같이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넓은 모래밭
사랑이 무르익는 소리
길게 메아리친다.
 
작은 배 하나 
물살 가르고 지나가면
갈매기 뒷따라 날고
 
은빛 파도 소리에
여름 더위가 졸면
반나의 꽃 바다를 메운다. 


바다가 달려올 때 / 김성식 시인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바다가 밀려들 때에는 
가슴으로 달려온다는 것을 
가슴으로 다가와 
온몸을 던져
굽이치는 파도를 등에 업고
앞서가는 물이랑 따라
제 육신을 산산이 부셔
침묵만 남긴다는 것을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바다가 밀려들 때에는 
빛깔로 달려온다는 것을
깊숙한 빛으로 몸을 감아
흔들며 무너지면서 
투명한 빛깔로 남아
가슴속 덩어리 진 응얼로
제 몸을 저작한다는 것을
 
아, 바다가 뛰어올 때
산발한 머리카락 날리면서 뛰어올 때
입을 열어라 열어
그대들 이름 없는 수초들아
알몸 해일로 덮쳐오는 
거대한 혓바닥이
말(言)로서 남지 못하고
거품으로 갯가에 뒹구는 
바다의 허무를 
소리 높여 알려야 한다. 
비록 메아리만 남긴 채
수평선 너머로 흩어진다 하더라도
그대들은 벗은 몸으로
마주 뛰어들어
알려야 한다.


그 여자의 바다 / 김명숙 시인
 
바다가 길을 내어 놓는다
 
포구를 떠나간 사내가 돌아오지 않자
바다를 통째로 마시겠다는 그녀
사내를 기다리다 썰물이 되어 나섰다
 
바다 끝자락까지 가면 사내가 있을 것 같아
질퍽한 갯벌의 사타구니도 마다하고
수평선을 향해 내닫는다
 
바다만 바라보다 섬이 되고팠던 여자
그 사내에게만 치마를 벗고 싶었던 여자
덕지덕지 바위에 붙어 있는 따개비 같은 상처가
그녀 안에서 구획을 넓혔다
 
뚝심 좋은 사내가 미끼를 던져도
아랫입술 질끈 깨물며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던 날들이
그녀 앞에 쌓여갔다, 깻단에서 깨 쏟아지듯, 
 
섬을 떠난 그녀, 
어부가 된 남자의 바다가 된다


여름바다는 / 김덕성 시인
 
바다가 나를 부른다
하얀 거품을 품고 오는 저녁바다
밀려와 가슴에 안긴다
 
폭염이 
나를 덮으면 바다가 그리워
시원한 바다로 달리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내 눈망울을
한 아름 바다를 담는다. 
 
스릴이 있는 그리움
바다 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
생각나는 그녀
오늘도 파도를 보며
그녀를 만나 그리움에 잠겨있는 
사랑의 여름바다


바닷가에서 / 정연복 시인
 
거품으로
스러지지 않는 
파도는
세상에 없어라. 
 
이별로 
끝나지 않는
사랑은 
세상에 없어라. 
 
죽음의 바다에
가닿지 않는 
삶은
세상에 없어라. 
 
아무리 
예쁜 꽃도
한철을 살다가
사라지고
 
제아무리
건강한 사람의 
목숨꽃도
언젠가는 진다


바닷가에서 / 정연복 시인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바닷가에서
 
새삼스레 인생살이의
단순한 이치를 배운다.
 
영원한 기쁨도 영원한 슬픔도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듯
기쁨과 슬픔도 그러하다는 걸.
 
지금 슬픔에 젖은 이여
눈물의 홍수에 빠지지 말라
 
머잖아 반드시
기쁨의 날은 오리니.
 
지금 기쁨에 겨운 이여
기쁨의 포로가 되지 말라
 
기쁨의 저편에 
슬픔이 기다리고 있으니.


여름바다에서 / 임영준 시인
 
솔직한 알몸이 아니라면
함부로 모래를 더듬지 마라
 
도발을 꿈꾸지 않는다면
섣불리 파도에 엉키지 마라
 
수평선에 걸린 노을이 
별들을 깨울 때까지
누구든 가뿐히 떠날 수 없다
 
모자란 열정이 아쉽구나
유한한 삶이 우습구나
 
생생한 추억을 부르는 
섬의 노래도 
한평생 맴돌고 있을 것을 


바닷가에서 / 이해인수녀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석이는 파도 소리가
한 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한 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대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한 번씩 푸념할 적마다
쓸쓸한 해초도 
더 깊이 자라는 걸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감당 못할 열정으로 
삶을 끌어안아 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놓아 버릴 욕심들을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닷가 모래 위에 엎질러 놓은 
많은 말을 다 전할 수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을 
당신께 선물로 드릴게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바다에 갔다 / 정채봉 시인
 
바다에 가서 울고 싶어
결국 바다에 갔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서 있는 것처럼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름바다, 그대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 이채 시인
 
못 견디게 뜨거운 태양이 
지칠 대로 지쳐버리면
푸르도록 하얗게 별들이 쏟아지는 
여름바다, 그대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바다는 벌써 그대 가슴으로 열리고
한 겹 또 한 겹 벗겨지는 언어들의 몸짓인가
은비늘의 살결이 넘실대는 파도
하얀 선글라스 너머
그대 까만 눈동자도 파도처럼 출렁이겠죠
 
한여름밤, 타박타박 모닥불 타들어가는 소리
깊어가는 낭만은 차라리 황홀일까
아, 아
나의 가장 차가운 날과 
그대가 가장 무거운 날들이
환상의 해변에서 그렇게 잠이 들겠죠
 
몇 번의 여름이 지나고, 그 후
어느 여름날 아침 햇살이 
고혹한 그대 숨결로 떠오를 때
그대 가슴이 열린 그 바다를 기억하겠습니다


바다 / 정연복 시인
 
시간의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와 같은 
인생살이는 참
파란만장한 항해입니다
 
기쁨과 행복의 웃음바다를 
통과할 때도 있고
슬픔과 불행의 울음바다를 
지날 때도 있습니다
 
한순간도 쉼 없이 
내 앞에 찾아오는 시간의 파도
 
오늘만큼은 좀 
잔잔하면 참 좋겠습니다


모래와 바다 / 윤보영 시인
 
마음 헤아리는 것보다
차라리 해변에 앉아
모래알의 숫자를 헤아리는 게 더 쉽겠다
 
많은 모래가 모여야 백사장이 되지만
내 그리움은 반만 담아도
바다가 된다


여름 바다로의 비상 / 박태원 시인
 
바다로 
나가보자
일상생활의
모든 나래
고이 접어둔 채
 
인생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
인생의 무게로 느껴질 때
 
우리의 시름을 
파도에 던지고
모래 위에 동심의 추억을 
낯선 곳에서
하루해가 저물어가고
지평선에 그림자 길어져
 
저녁 놀이 붉게 타 오를 때
소라껍질 주워 연가를 불러보자
갈매기의 날개짓이 우릴 부른다
오늘은 그리운 바다로의 
일탈이다


여름바다 / 이제민 시인
 
태양이 이글거리는 
무더위가 찾아오면
하나 둘씩 모여는 사람들
작은 도시를 이룬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온몸이 타들어가는 열기 속에
바다는 모처럼 긴 기지개를 켠다
 
백사장은 
알록달록한 꽃무늬로 물들고
바다는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천국이 된다
 
밀려오는 파도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저 수평선 끝에서 부는 짭짤한 바람에
닫혔던 마음은 넓어져만 간다
 
바다는 여름내 
작은 도시를 이룬다


여름 바다의 추억 / 이은주 시인
 
뜨거운 태양과 푸른 물결이 
우리를 손짓하며 유혹하고
 
진한 그리움의 추억들이 
고개를 내밀며 달려간다
 
스치는 바람도 작렬하는 
여름햇살에 익어가고
 
바다향기 비릿하게
가슴속에 그리움을 준다
 
푸른 하늘에 떠있는 흰구름
허공으로 날으는 갈매기떼가
 
바다 위를 아름답게 수놓으며
파도소리 어서 오라 손짓한다
 
지나는 사람들 이끌리듯
다가와 바다의 향기 속에 물들어 가며
진한 여름의 추억을 만들어 간다


여름바다 / 윤용기 시인
 
1
출렁이는 파도 소리는 
여름을 부른다
목메이게 소리치는 
생명의 역동 소리
잔잔하게 들려오는 
소라의 속삭임
바다는 가슴으로 인간을 품는다
 
2
물새 노니는 한적한 바다에
계절이 찾아오고 인간이 날아든다
순결한 모래밭에 
문신을 새기고
밤을 새워
파도처럼 춤을 춘다
바다는 사랑으로 인간을 품는다


바닷가에서 / 오세영 시인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으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담고 / 신현림 시인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부드러운 네 손이 다가와
돌려가는 추억의 영사기
이토록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구나
 
사라진 시간 사라진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여름바다 / 오순남 시인
 
여름
파란 하늘을 보면
파도 소리가 들려
 
바닷바람 불어오면
소라 껍데기 녹음할까
 
파도치는 하얀 물거품은 
거친 모래알을 
곱게도 내려주고
 
조용히 밀려가는 
바다 물결에 
내 마음을 실려 보낸다
 
파란 바다 내음 소리에
여름향은 짙어만 가고
연인들의 달콤한 속삭임에
소라껍데기 귀 기울이는 바닷가
 
해맑은 하늘빛도
에메랄드 빛 바다도
물결치는 
여름은 아름다워라


여름 바다 / 안영준 시인
 
땡볕으로 버무려진 열기가 
모래알을 굽는 정오
 
갈매기는 신이 나 
첨벙 대며
고깃배 꽁무니를 뒤따른다
 
먼 길 돌아온 파도는 
철썩거리며
더위 먹은 방파제를 식힌다
 
열을 토하던 태양
서산  능선에 불 지르고
급히 사라진다
 
이미 땅거미 꿈틀대고
풀벌레 하모니는 
해조음과 한판 어우러진다


소라 - 조병화 시인
 
바다엔 
소라
저만이 외롭답니다.
 
허무한 희망에
몹시도 쓸쓸해지면
소라는 슬며시
물속이 그립답니다. 
 
해와 달이 지나갈수록
소라의 꿈도 
바닷물에 굳어 간답니다. 
 
큰 바다 기슭엔
온종일
소라
저만이 외롭답니다. 


바다 / 윤동주 시인
 
실어다 뿌리는 
바람처럼 시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새침히
고개를 돌리어 삐들어지고
 
밀치고 밀치운다
 
이랑은 넘는 물결은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찰찰 손을 씻고 구보로
 
바다는 자꾸 섧어진다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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