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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 6월 시 모음 (유월의 햇살/ 유월의 산/ 유월 연가(戀歌)/ 6월의 언덕/ 유월의 기도/ 유월의 리듬/ 유월 마음/ 6월의 창가에서

by meta-verse 202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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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월 시 모음을 포스팅합니다.


6월의 달력 / 목필균 시인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유월의 햇살 / 신석종 시인
 
지금, 밖을 보고 있나요?
햇살이 투명하고 눈부십니다
누군가 내게 준 행복입니다
 
지옥의 문을 들어서는 공간에
당신과, 하늘에는 햇살이 닿아 있고
땅으로는 지열이 닿아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천만다행입니다
여느 사람들처럼 손 잡고, 
길을 걷지는 못하겠지만
나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당신은 내게 그런 존재랍니다
삼월에 새싹 돋고
유월에 곧은 햇살 쪽쪽 내리꽂히는 
이 세상은, 그래서 나에게는 
화사하고 눈부신 낙원입니다
 
당신이 오로지 내게만, 문 열어 준 
그 낙원에서, 나 살고 있습니다.


유월의 산 / 정연복 시인
 
산의 말없이 
너른 품에 들어서서
 
유월의 푸른 이파리들이
총총히 엮어 드리운
 
그늘 진 오솔길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면
 
 내 몸에도 흠뻑
파란 물이 든다
 
각박한 세상살이
옹졸해진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어느새 쪽빛 하늘이 되고
 
세상 근심은 솔솔 
바람에 실려 아스라이 흩어진다


유월 연가(戀歌) / 임성택 시인
 
중천에 걸린 태양
빛살에 곱게 빚어내
나뭇잎에 드리우고
 
푸른 잎 유월 상달
흰 사시나무 가지 
초록 이슬 머금었다
 
살랑 이는 하늬바람
커져만 가고 있는 
그리움들 그 하얀 빛
 
외로움에 떨고 있는 
임에 가슴자리로
어찌 달래서 옮기나


 

6월의 편지 / 윤보영 시인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놓고
초록편지를 적겠습니다.
 
미소도 있을 테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마음 가는 대로 적어지게
그냥 두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다 적고 나면 
다시 읽지 않겠습니다
적힌 대로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적고 있는 지금
보고 싶어 눈물이 핑도는 이 순간도
편지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으니까요.
 
6월에는 
적힌 대로 그대에게 보낼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답장 대신 
그대 미소를 생각하며
바람편에 그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유월 / 오인숙 시인
 
아침을 깨우는 소리에
창문을 활짝 열고 유월을 
반항 없이 반긴다
 
상큼하고 신선하게 달려오는 
너를 두 팔 별려 반긴다
가는 오월도 다가오는 유월도 
내게 모두 소중하다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사람과 
만남의 시간은 짧기만 한 것
세월이 내가 좋아하는 팥빙수를 
둘이서 퍼 먹듯이 푹푹 준다
 
아껴 먹고 싶은 팥빙수 같은 
세월이여 내가 먹지 않아도
녹아내리어 맛이 없듯이
사용하지 않아도 시간은 
잘도 간다
 
유월은 통팥과 과일이
잔뜩 들어간 팥빙수를 먹듯
맛나게 살고 싶다
아껴 먹고 싶은 유월이여


6월 속에 피어나는 내 사랑아 / 오애숙 시인
 
내 그대여 6월에는 
나 그대에게 있어서 
메마른 가슴에 피어나는 
그대만의 향그러움 속에 
피는 그 꽃이고 파라
 
내 그대여 6월에는 
나 그대에게 있어서 
삶의 여울목 속에서도
해맑게 피어나는 향기롬
나 그대 품에 살고 파라
 
내 그대여 6월에는 
나 그대에게 있어서
나 그대 맘 속 해그림자로
피어나는 수채화이고파라
내 사랑아 나의 사랑아


6월의 언덕 / 노천명 시인
 
아카시아꽃 핀 6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든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 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안 하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피는 6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유월의 언덕 / 김영수 시인
 
오월의 환호 소리 잦아들 때
인동 넌출이 살며시 담장 넘어
금은화 꽃을 피워 오는 유월
 
투명해서 잊혀진 계절 유월은
두 볼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빨간 앵두처럼 조용히 와있다
 
청산의 푸르른 언덕 떨기 속
애달프게 울어 대는 뻐꾸기 소리
청아한 마음이 왠지 서글프다
 
유월은 우리의 가슴에 설움이
꿈틀대고, 슬픈 것들은 모두다
진혼곡으로 영혼들을 위로할 때
 
그래서 모두가 침묵한 고뇌 속에
소리 없이 내리쬐는 햇살의 애무와 
장대비로 무뎌지는 슬픈 언덕이 있다


유월의 기도 / 정종명 시인
 
유월에는 
아침 이슬처럼 맑고 고운
그런 사람이고 싶다
 
유월에는 
어두운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 같은 사람이고 싶다
 
유월에는
소낙비 내리는 저편 구름
사이로 드리워진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유월에는 
어둠을 걷어 내는 붉은 태양같이
밝은 웃음 웃는 사람이고 싶다
 
삶이 힘들고 지쳐 흐느적거릴 때
따뜻하게 손잡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온기 있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유월에는...


유월이 오다 / 김덕성 시인

 

해가 바뀌어도 해마다 유월 하늘엔
흰 구름은 묵묵히 
그 아픔을 숨기고 흘러간다
 
수정처럼 투명한 하늘빛 속에
유월 영혼의 잎들은 
찾아 온 유월의 바람에 실려
날개 치는데
 
생명이 솟구치는 초록빛
거센 물결이 일고
싱그러운 꿈을 안은 초록 향기
온 누리에 퍼지는 유월
 
시간의 늪에서
초록 숲을 거니는 
잊지 못해 떠오른 쓰린 가슴에는 
애통이 비가 내린다
피 흘린 영혼들의 눈물이 되어


유월의 리듬 / 김연희 시인
 
초여름 문안에서
싱그럽게 두드린다
 
보리밭 청색 물결
바야흐로 익어 절정을 이루고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만발하는 
아카시아꽃 내음
내 발걸음을 따른다
 
달콤 상큼
사랑 숨결 꿈꾸는 마음
구름 위에 사르르 쓰러진다


유월의 장미 / 김세실 시인
 
그 붉게 타던 꽃이파리
다 어디로 가는가
그 아름답고 고귀한 꿈
이제 어디로 
떠나 보내는가
 
그대 
짧은 시간 피우기 위해
긴긴 날 인고의 불 안고
혼신을 다해 삭혀 왔던 삶
 
이제 
너의 열정 고요히 접어
깊고 푸른 심연으로 
시간의 여행 띄워 보낸다
 
그러나 그대
슬퍼하지 말아요
또 한 해가 가고 
봄빛이 뽀송이 영글면
 
그대 타는 입술로
생을 노래하며
온 담장을 
붉은빛 사랑으로 
물들일 것을...


유월 마음 / 이원문 시인
 
여름의 문턱 초여름
밤꽃 향기 내려앉고 
뒷문 밖 옥수수
무럭무럭 자란다
 
뽕나무 찾는 아이들
우물둥치의 빨간 앵두
이 빨간 앵두는 누구의 것이며
뽕밭 차지에 누가 먼저 뛰어갈까
 
뽕밭 가는 다랑이 논
뜸북새 울고
그 밭 기슭 뻐꾹새
아이를 부른다


유월의 찬가 / 김덕성 시인
 
드리운 초록빛
청명한 날씨를 이루어 놓은 유월
영혼이 맑아지네
 
참 고은 하늘빛
초록빛 짙어지며
해맑아지며 신선함이 더해가며
 
의기양양 아름다워지려는 
유월의 초록 잎들
햇살을 머금고 웃음꽃 피며
곱게 단장했네
 
졸졸 냇물소리
산야 흔드는 산새소리
솔솔 불어오는 바람 소리
 
모두
함께 찬양드리네
놀라운 솜씨를


6월 / 황금찬 시인
 
6월은 
녹색 분말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창을 열면
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
벽 저만한 위치에 
바람 없이 걸려있다
 
지금은 이 하늘에 
6월에 가져온 풍경화를 
나는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6월엔 내가 / 이해인 수녀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 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6월의 창가에서 / 은파 오애숙 시인
 
이 아침 아파트 뜰 안에서는 
눈부신 해맑음 속에 장미의 행진
웃음꽃 피우며 6월을 노래해요
 
지난겨울 때 아닌 장미 피어
외초로워 움트는 싹 잘랐던 기억
그 덕에 초봄 되어 새순 돋아나
 
자기 세상 보란 듯 만들어
내가 가장 예쁘거든 의시 되며
향기로 꽃과 나빌 부르네요
 
지금 내 맘에서 웃음 짓는 건
장미의 화사한 웃음 속 피어나는 
첫사랑의 향기 내 가슴 열기에 
 
그 사람 어디서 뭘 하는지
잔잔했던 내 심연의 호수 속에선
파문 일렁여요 아~ 보고 싶다고


6월 / 오세영 시인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 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른 울음 우는 밤, 
나는 들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말씀에
그만 정신이 황홀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아아, 
어디로 가야 하나요,
 
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인 것을,
숨막힐 듯, 숨막힐 듯 푸른 연기 헤치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로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6월 / 김용택 시인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유월의 속내 / 김종덕 시인
 
생기가 넘치고 
신록을 더하여
무성하게 빛이나
가까이도 갈 수도 없는 유월
 
천지를 뒤덮은 
한번은 
누려 볼만 한 
천국
 
숲 속은 
행복이 넘치는 
이야깃 소리
웃음 소리
졸졸
깨끗함을 채워 가는 
원초(原初)의 노래
서로를 찾는 정겨운 소리
 
아픈 상처를 안고도
함께 가는 마음
속이 드러나면 
상처도 튀어 오를까
눈물 없는 울음으로
다그치고 있다
 
훗날 
무성함이 세월따라 가고 나면
상처들을 드러내고
대성통곡 할지라도
지금의 청춘은
놓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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