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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취미생활 잔치마당/문학

[자작글] 자신의 빈틈을 사랑하는 일상 이야기

by meta-verse 202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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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신의 빈틈을 사랑하는 일상 이야기를 포스팅합니다.


나는 복지관에서 주민들에게 복지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복지 관련 상담 특징상 취약계층 즉, 생활이 어렵거나 노약자 층이 많은 편이다. 상담하다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남(국가)에 도움을 청한다는 측면에서 창피하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내방하여 상담하는 경우가 그것이고, 두 번째는 당연한 권리인 양 씩씩대면서 오는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비교적 상담이 순조로우며 준비할 서류도 별문제 없이 잘해오는 편이다. 그리고 절실해서 오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본인의 무능력 등에 의한 것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불평등이 문제가 되어 사각지대에 몰린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부양의무자가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가정해체 사유가 아니면 자녀나 부모 때문에 의료급여 등의 혜택을 못 받아 질병 등을 참고 견디는 경우라든지, 독거노인이나 심한 장애인 등에게 반찬서비스 등이 필요한데도 적절하게 제공되지 않아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 약화로 인한 질병에 자주 걸려 고생한다든지 등등.. 상담 후 실망하여 고개 숙이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짠하고 무거운 마음이 며칠 이어진다.
 
후자인 경우는 막무가내로 복지혜택을 요구하는 민원인들이다. 이런 경우는 상담 시 전자의 경우보다 몇배 더 힘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다. 복지 수급자격 조건에 맞지도 않는데 왜 안되느냐고 떼를 쓴다든지, 유튜브 등에서 가짜뉴스를 보고 와서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데 왜 모르느냐는 등..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큰 소리로 장시간 소란을 피우고 간다. 이런 민원인은 한두 번 내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방문하여 소란을 피우고 더 나아가 보건복지부 등 여러 기관에 민원을 넣고 심지어 담당자를 스토킹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민원인 때문에 심한 경우 청운의 꿈을 품고 어렵게 들어온 직장을 중도 퇴직하는 젊은 친구들도 있고, 언론에도 나왔듯이 심지어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일에 대한 보람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나 무기력증 또는 도움을 줘야한다는 강박관념 등의 무거운 마음이 생기면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경우 주로 팀 동료와 대화하면서 또는 회식자리에서 풀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에 생각한 끝에 업무 중 빈틈을 이용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현재 4년째 실행에 옮기고 있다.
 
즉, 점심시간이나 업무 시간 중 한가한 시간인 빈틈을 이용하여 틈틈이 복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복지관련 제도 등이 대부분 신청주의라 몰라서 신청하지 않으면 자격이 있으면서도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데 일조를 하기 위해 복지 관련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기로 했던 것이다.
 
이렇게 블로그에 복지 관련 글을 정리하여 쓰고 올리다 보니 주제도 광범위해져서 복지 관련 글 뿐만 아니라 취미활동으로 하는 시나 독후감 심지어 맛집탐방 후기 등도 쓰게 되면서 지금은 500여 편의 자료와 정보가 쌓여 많은 사람들이 보잘것없지만 찾아와서 정보를 얻고 간다. 일 평균 500명~1,000명 가량 되며, 많을 때는 하루 3천여 명이 정보를 얻고 가기도 하기에 이런 데서 개인적인 만족과 보람 및 힐링을 하고 있다. 
 
직장 다니면서 이런 빈틈을 이용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몰입하는 블로그 작업을 하다 보니, 회사 일도 즐겁고 또 이런 빈틈을 즐기다 보니 삶의 쉼표가 있는 것처럼 삶에 리듬도 생겨 본업과 인생 전제에 긍정적인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사소한 작은 것들을 시작하고 틈틈이 몰입하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기에, 자신의 빈틈을 사랑하여 숨쉴 수 있는 자신만의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특히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살거나, 남들이 생각 없이 던지는 말들에 상처받고 흔들리는데, 이런 것으로부터 자유롭도록 자신만의 주관적인 삶의 태도를 확고히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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