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라일락꽃에 관한 시 모음을 포스팅합니다.
라일락꽃 / 도종환 시인
꽃은 진종일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빗방울 무게도 가누기 힘들어
출렁 허리가 휘는
꽃의 오후
꽃은 하루 종일 비에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빗물에 연보라 여린 빛이
창백하게 흘러내릴 듯
순한 얼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라일락 / 정연복 시인
풍성히 무리 지어
서로들 몸을 비비고 있는
보랏빛 꽃도
더없이 아름답지만
말없이 풍기는
은은한 향기
잠시 코끝에 스치다가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나는 꽃으로
너는 사람으로
이 땅에 잠깐 머물다 가는
안개 같은 생
나쁜 마음일랑 먹지 말고
어두운 생각일랑 하지 말고
그냥 나같이
밝고 순하게 살다가
좋은 향기 한 줌 남기고
후회 없이 떠나는 게 어떠냐고
내 가슴에 대고 조용조용
속삭이는 라일락
그윽한 라일락 향기처럼 / 신성호 시인
봄꽃들이 서로 좋아
죄다 찾아 와
피고 지고 야단일 때
무성하게 잎만 내고
그냥 지나가 버릴 것 같던
라일락
조심스레 한올 또 한올
꽃대에 꽃잎을 지피더니
어느새
길다란 꽃송이가 되어
진한 향기로
제 모습을 자랑한다
뉘라서 그 향기 싫어하며
그냥 모른 채
지나갈 수 있으랴
가까이 다가가서 맡아보는
그 향기가
오래오래 여운이 남기를
욕심 없이 바래본다
햇살 좋고 아름다운 세상
라일락 꽃향기처럼
그윽한 여운을 남기는
멋진 봄날이기를 빌어본다
라일락 사랑 / 오보영 시인
그때 거기서만
향기 내뿜는 줄 알았던
당신
여기서도 여전히
상긋한 향내 풍겨내는 걸 보니
당신은
머무는 곳 어디서나
언제든
필요한 이에게
마음을 주네요
특별히 나처럼
당신이 좋아
가까이로 다가가는 이에겐
누구에게나
한껏
당신만의 내음을
뿌려주네요
라일락 향기 / 오보영 시인
은은하게 풍겨오는
내음이 좋아
발길 따라
꽃 가까이 다가섰더니
진한 향
내어뿜어
취하게 하네
향해가던
마음을
멈추게 하네
라일락 향기 / 오보영 시인
요즈음 유난히도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향기가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긴 겨울 찬 기온에 잔뜩 움츠러져 있다가
땅이 녹으니 사방에서 진동을 하며 풍겨내는
갖은 쓰레기 썩은 악취를 가리워줄
고운 향내
이 맘 때면 여지없이 찾아와
은은한 향 내뿜어주는
당신의 진한 내음
멀리에서도 금방 느껴져
모두를
기분 좋게 해주는
당신의 향내를 한껏 들이쉬게 해서
여러모로 흐트러져 있는 이웃들의 맘을
평안히
달래주고 싶습니다
라일락 꽃 / 오승환 시인
그대 그리워 걷는 길
사랑을 닮은 향기는
아지랑이 틈새를 비집고
내게로 옵니다
그대 아른아른 오신 길 따라
징검다리 건너, 꽃무리 들길도 지나,
하늘을 향한 그대는 보랏빛 숨결로
나를 찾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대만의 미소 보랏빛 향기,
살랑이는 바람으로
내 품에 와락 안겨옵니다
라일락 향기 / 윤보영 시인
라일락 향기를
늘 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대 곁에 라일락
한 그루 심어주고
그대 생각할 때마다
향기가 묻어오게 하는 것
라일락꽃 필 때면 / 오애숙 시인
살포시
가슴에 스미어오는
네 향기
말없이
미소짓는 네 마음의
순순한 사랑
5월의 창 열어
보랏빛 라일락 향그럼
은은하게 풍겨오면
그리움의 물결
그 옛날 젊은 날 한 때가
가슴에서 피어납니다
라일락 필 때면 / 오애숙 시인
햇살 가득
피어난 널 보면
그 옛날 그리워
보랏빛 물결
가슴에 담금질 해
날이 가고픈 맘
5월이 오면
또다시 떠오르는
해맑은 너의 모습
라일락 꽃 / 이해인 수녀
바람 불면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빗장 걸었던 꽃잎 열고
밀어대는 향기가
보랏빛 흰빛
나비들도 흩어지네
기쁨에 취해
어지러운 나의 봄이
라일락 속에 숨어 웃다
무늬 고운 시로 날아다니네
라일락 꽃피던 날 / 김덕성 시인
봄 햇살
내리는 아침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 데
코끝을 간지럼 피며 날 세운다
바라보니 글쎄
화단에 핀 라일락 꽃향기
우와 - 네가 왔구나
고향 교정에 피던 라일락
어린애처럼 기다리며 그리워했던
고향의 꽃
임처럼 반가운
사랑스러운 라일락
정신을 잃은 양
바라만 보는
나
라일락 꽃 / 류인순 시인
빛 고운 날
괜스레 기분 좋아지고
사분사분 발걸음 가벼워지네
오월 미풍에 춤추는
진한 향기에 발길 멈춘 곳
보랏빛 라일락꽃 활짝 웃고 있네
아!
달콤한 향기 쓰디쓴 꽃잎
아득히 잊었던 첫사랑이여.
라일락 꽃그늘 아래서 / 이경애 시인
천상의 향기로 목을 빼내어
이토록 유혹하는데
어찌 타박 걸음 멈추지 않을 수 있으리요
내 몸이 벌이 되어
내 몸이 나비 되어
꽃 잎 속에 숨어들고 싶구려
꽃 술에 발 담그고 향기에 취해 놀다
꽃 주정 한 자락을 노래하고 싶소
보랏빛 향기로 봄하늘 물들이는 임이시여
꽃그늘 아래서 입맞춤 한번 해 보고싶소
라일락 꽃 / 김정순 시인
보랏빛 곱게 내린
가녀린 얼굴
작은 별꽃들이 함께
어우러져 탐스럽고
우아한 꽃송이
라일락 꽃 고운 자태
그대가 좋아 한참
바라봅니다
그대가 멀리 있어도
곁에 있지 않아도
바람결에 날아오는
기분 좋~은 향기가
그대인걸 알아요
그대 향기 바람이
내 임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 아픔도
날려 주기를
이 봄이 다 가기전에
라일락 향기 / 조순자 시인
누구를 연모하던
그리움이런가
라일락 향기 감미롭다
보랏빛 수수 다래 꽃
소담하게 피어나
그리움의 강 출렁인다
처마 끝에 찾아든 제비
새집 지을 때 라일락
희망의 향기 코끝을 적신다
그리운 사람 기다리는 이
지치고 허기진 영혼 속에
강물처럼 흘러드는 라일락 향기
라일락 / 박현영 시인
담 모퉁이 자리한
연보라빛 라일락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기
넘실대며 타고 드는
달콤한 너의 유혹
바람에는 살랑살랑
해님에게 활짝 웃어주고
살며시 눈 길 한번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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