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윤보영 시인의 시 모음을 포스팅합니다.
몽당돌 연가 / 윤보영 시인
바닷가 몽당돌이 둥글 듯이
보고 싶을 때마다
늘 꺼내놓고 보듬는 내 그리움도
둥글 거야
몽당돌은
날마다 조금씩 작아지고
내 그리움은
날마다 조금씩 커지고.

입 / 윤보영 시인
내 입속은
사랑한다는 말을 가두어 놓은
감옥입니다
몇 번인가
내보내려고 했지만
막상 그대 앞에 서면
말문이 닫혀서 보낼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를 더 가두어야 할지
그대만 알고 있지만
말문이 열릴 때까지
독촉 없이 기다리겠습니다.

비 / 윤보영 시인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그리움 / 윤보영 시인
그리움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보고 싶다 보니
그대가 내 그리움이 된 것처럼.

그대가 오는 소리 / 윤보영 시인
내 가슴에 귀를 대 봐요
그대 오는 소리 들려요
꽃 피듯 다가와
그리움으로 피는 그대

다 행 / 윤보영 시인
내 안의 그대 생각을
꺾지 않는 게 다행이야
꺾었다면 지금쯤
또 다른 그리움에
그대 생각이 묻혔을지 모르니까.

세월이 흘러가도 / 윤보영 시인
네모보다는
세모가 좋고
세모보다는
동그라미가 좋아
굴러도
굴러도 그대로잖아
내 그리움처럼.

빈자리 / 윤보영 시인
그대 떠난 빈자리에
무엇이든 채워 보려고
정신없이 다녔습니다
그러다 얻은 것은
그대 외에 채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결국, 자리를 비워둔 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갈대와 연못 / 윤보영 시인
그대가
갈대라 해도 괜찮고
그대가
연꽃이라 해도 좋아
나는, 어차피
그대를 담고 있는 연못이니까.

차 향 / 윤보영 시인
아침나절에
차 한잔 마시면서
더 그리움을 느낄 때는
제 마음이 왔겠거니 여기소서
오늘처럼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도
늘 그대에게 그리움을 보낼 테니까.

바보 같이 / 윤보영 시인
행운목이
행운을 주겠다고 말을 거네
그대 생각이 나에게는
제일 큰 행운인지 모르고

마음속에 / 윤보영 시인
나를 봐요
보이지 않지요
그래요
나는 늘
그대 마음속에 있으니까.

꽃 한 송이 / 윤보영 시인
부싯돌 부딪치듯
그대 생각이
내 생각에 부딪칠 때 그리움이 깨어난다
빗줄기 속에서도 부딪치고
숲 속에서도 부딪치고
깨어난 그리움은
내 가슴 한쪽에 꽃으로 피어난다.

그대에게 / 윤보영 시인
내 안의 그대 생각이 모이면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을 읽다 보면
시가 됩니다
그 시, 나의 전부인
그대에게 바치겠습니다.

가슴 얼굴 / 윤보영 시인
그대가 내 안을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 거야
내 안에 나는 없고
그대만 있는 걸 보고.

사랑이란 / 윤보영 시인
때로는
떨어지는 나뭇잎과 같은 것
아픈 것을 알면서도
보내야 할 때가 있으니까

나처럼 / 윤보영 시인
커피는
맛으로 마시는 거래
아니 향으로 마셔도 좋고.
커피는
분위기로 마시는 거래
아니 좋아하는 사람과 마시면 더 좋고.
커피는
가끔 그리움으로 마시는 거래
지금 널 생각하고 있는 나처럼.

네잎 클로버 / 윤보영 시인
들판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은 적이 있지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대 생각이 행운이니까요.

촛 불 / 윤보영 시인
촛불 하나가
내 안에 가득한
그대 생각을 태우고 있습니다
태워도 태워도 끝이 없는
그리움인 줄 모르고.

첫사랑 / 윤보영 시인
때로는 내 안에
그대 생각 담고 사는 것이
짐이 되기도 하지만
잠시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내리는 순간
더 아픈 짐을 져야 할 것 같아.
마음에 화장을 하는 이유 / 윤보영 시인
오늘 아침
마음에 화장을 했어
늘 함께 있어도 몰라주는
내 안의 너를 유혹하기 위해
보고 싶다.

찻 잔 / 윤보영 시인
찻잔 위에 어리는 얼굴
미소 짓는 그대입니다
흔들리면 지워질까
살며시 내려놓습니다.

인 연 / 윤보영 시인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그대!
그대는
전생에 잃어버린
내 한 조각이 아닐까.

창문 / 윤보영 시인
내 마음에
창문을 냈습니다
오솔길 먼발치로
그대 오는 모습 빨리 보고 싶어서.

어쩌면 좋지 / 윤보영 시인
자다가 눈을 떴어
방안에 온통 네 생각만 떠다녀
생각을 내 보내려고 창문을 열었어
그런데
창문 밖에 있던 네 생각들이
오히려 밀고 들어오는 거야
어쩌면 좋지.

정 / 윤보영 시인
처음 만나
편한 모습에 마음이 갔지만
이제는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군요
소리 없이 다가와
오래 머무는 정
이게 사랑의 시작인가 봅니다.

편지 / 윤보영 시인
강아지풀 입에 물고
언덕에 누웠더니
하늘 한 줌 내려와
마음에 담기네
읽고 또 읽고
낯익어 다시 보니
그대가 적어 놓은
그리움이었네.

커피를 마시며 / 윤보영 시인
그대 생각하며 마시는 커피에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은
그대가 바다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바다인 그대가
내 가슴에 그리움으로 담겨
출렁이기 때문일까.

빈자리 / 윤보영 시인
그대가 떠난 빈자리에
무엇이든 채워보려고
정신없이 다녔습니다
그러다 얻은 것은
그대 외에 채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결굴, 자리를 비워둔 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대 닮은 하늘 / 윤보영 시인
맑은 하늘은
늘 그대를 닮았나 봅니다
바라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니까.

마음에 적은 편지 / 윤보영 시인
별빛을 눈을 담으니
그리움이 되고
달빛을 가슴에 담으니
외로움이 됩니다
그대를 마음에 담는데
웬 눈물만 쏟아지는지.

사랑의 깊이 / 윤보영 시인
사랑의 깊이가 궁금해
마음에 돌을 던진 적이 있지요
지금도 그대 생각에
가슴이 뛰는 걸 보니
그 돌, 아직도 내려 가나 봅니다.

주머니에 / 윤보영 시인
분명, 주머니에 넣어 왔는데
어디 갔을까
아무리 찾아도 없는 그대
참, 마음에 담았지요.

나오는 길 / 윤보영 시인
나오는 길도 모르면서
자꾸
그대 마음속으로만 들어가네
어떡하면 좋지.

일생에 한 번 피는 꽃 / 윤보영 시인
일생에 한 번 피는
꽃이라 해도
나는 지금 꽃을 피우지 않겠네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그대도 그립다며 마음을 열면
꽃이 되어 가슴에 꽂히기 위해.

먼지 / 윤보영 시인
너도 나처럼
그리운가 보구나
창틀에 앉아
말없이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는 걸 보면.

비 오는 날의 수채화 / 윤보영 시인
비가 내린다
카페 창가에 앉아
향 진한 차 한 잔 마신다
찻잔 속에 그대를 담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사랑을 느낀다
그대에게 다가선다.

※ 윤보영 시인에 대해서
한국 대표의 감성시인인 윤보영 시인은 경북 문경시에서 출생하였으며,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 창작을 시작하였다.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며, 시집도 20여 권을 발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커피시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커피를 주제로 한 시를 다수 써서 문학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는데, 단순히 커피의 맛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정서를 세밀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로 한 시도 다수 썼는데, "어쩌면 좋지"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고 있으며, 블로그 필자도 시인의 시를 읽고 필사하면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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