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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율포의 기억 / 문정희 시인 (해설 및 해석)

by meta-verse 2025.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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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정희 시인의 율포의 기억에 대한 해설을 포스팅합니다.


 

율포의 기억 / 문정희 시인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다가 뿌리 뽑혀 밀려 나간 후
꿈틀거리는 검은 뻘밭 때문이었다
뻘밭에 위험을 무릅쓰고 퍼덕거리는 것들
숨 쉬고 사는 것들의 힘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거다
먹이를 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왜 무릎을 꺾는 것일까
깊게 허리를 굽혀야만 할까
생명이 사는 곳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저 무위(無爲)한 해조음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새들과
각혈하듯 노을을 내뿜는 포구를 배경으로
성자처럼 뻘밭에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건지는 
슬프고 경건한 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율포의 기억 / 문정희 시인 해설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화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함)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름다운 바다지만 생명력이 없기에 깨달음을 주지 못함, 아래 검은 뻘밭과 대조됨)
바다가 뿌리 뽑혀 밀려나간 후
(썰물이 지나간 후)
꿈틀거리는 검은 뻘밭 때문이었다
(다양한 생명체들의 터전이면서 사람들의 터전이기도 생명력 있는 공간)
뻘밭에 위험을 무릎쓰고 퍼덕거리는 것들
(뻘밭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조개나 낙지 등 생명체들)
숨 쉬고 사는 것들의 힘을 보여 주고 싶었던 거다
(바다의 외관상 평화로움보다 썰물 이후 맨살을 드러난 갯벌 속에서 꿈틀거리는 조개, 낙지, 칠게 등의 생명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생존을 이어가는 모습)
먹이를 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왜 무릎을 꺾는 것일까
깊게 허리를 굽혀야만 할까
(뻘밭이라는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활동하는 작은 생명체들을 또다른 생명체인 사람들이 먹잇감을 위해 힘겨운 노동을 하는 모습)
생명이 사는 곳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생명체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저 무위(無爲)한 해조음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깨달음을 주지 못하는 밀물이나 썰물 소리들이 아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새들과
각혈하듯 노을을 내뿜는 포구를 배경으로
(외관상으로는 아름다운 바다지만 그 이면에는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아픔과 고통이 있는 삶의 터전)
성자처럼 뻘밭에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건지는 
슬프고 경건한 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생존의 터전인 뻘밭에서 생명체들에 대한 인간이 지녀야할 겸허한 태도와 노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힘겨움과 경건함을 보여주면서 우리 인간이 느껴야 할 바람직한 삶의 모습에 대한 성찰을 묘사)
 

※ 문정희 시인의 고향인 전남 보성의 포구 율포의 바닷가 뻘밭 풍경을 묘사하면서 힘들지만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에 대한 서정시로, 화자가 어머니와 바다에 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뻘밭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노동 현장에서 힘겹게 일하는 사람들의 강인하고 경건한 모습에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그 성찰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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