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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학]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시인 (해설 및 해석)

by meta-verse 202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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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시인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한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동무를 
한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육첩방(六疊房) : 불을 때지 못하는 마루방으로 짚을 넣은 돗자리를 깔아놓은 일본식의 방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시인 (해설 및 해석)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일본에 유학 중인 화자의 고독하고 쓸쓸한 처지를 묘사하면서, 조국 광복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시인으로서 시대의 고통을 시를 통해서라도 표현할 수밖에 없는 괴로운 상황을 그리고 있다)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일제강점기에 조국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일본 유학생활에 대한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무력감과 우울감을 묘사)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동무를 
한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상실감과 무기력함에 빠져있는 화자의 자아에 대한 고백을 묘사)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고국은 일제강점으로 어려운 상황인데도 본인은 일본 유학생활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자기반성을 드러내고 있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자아 성찰 후 현실 인식으로, 일제강점기의 일제와 타협하지 않으면서 광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일제에 저항하면서 조국 광복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이상과 현실에 대한 괴리로 갈등을 겪었던 화자가 두 자아의 화해를 통해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묘사)
 
※ 1942년에 쓴 위 시는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  무력한 지식인의 고뇌와 반성이 담겼으며, 자아성찰과 현실 극복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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