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봄바람, 꽃샘바람에 관한 시 모음을 포스팅합니다.
꽃샘바람 / 권경희 시인
살랑이는 봄바람에
남쪽에선 봄의 화신이 날아오고
새들은 맑은 부리로
아침 창가에 파릇한 봄을 물어오는데
서둘러 봄나들이 나온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밤새 서리꽃에 안겨
울멍울멍 낯설어 합니다
봄 물빛 원피스 자락은 설레는데
스카프를 매다 팽개치고 다시 고르는
갱년기 여인처럼 변덕스럽습니다.
얼마나 고급진 봄이 오려고
이렇게 까탈스럽게 구는지
봄은 쉽지 않은 중년의 여인입니다.
꽃샘바람에게 / 오애숙 시인
화려한 들녘의 향그럼에
샘이 나서 되돌아 왔는가
개화기를 늦 추리려 와서
궁리한다고 될 일이 아님에
불청객 되지 말고 비끼거라
꽃봉오리의 화사함 속에
생그럼의 생명참 얻으라고
"날보러 보라" 손짓하는데
어이하여 계절을 거스리며
안간 힘 쓰고 궁리하는가
꽃샘 / 김덕성 시인
옷깃을 여미며 지나가는
찬바람
가슴을 스미니
봄이 무색하구나
예쁜꽃이 그리 미워
샘하는가?
아니면 다시 눈꽃이 피우려는가
너답지 않구나
그 굳센 의지 어디 가고
지조를 잃은
졸장부가 되었는고
샘이 낭패를 주니
샘을 거두고 어서
네 모습을 되 찾으려무나
나도 지조를 잃으면
이런 신세가 되겠지
모두
지조 있게 살아
좋은 세상 만들면 어떠리
꽃샘바람 / 안정순 시인
그리고 애타게 기다리던
봄은 왔건만
그 봄을 시샘하는 꽃샘바람은
온 힘을 다 해
마구 흔들어 놓고 있네요
그 봄은
따스한 눈길로
꽃샘바람을 지그시 바라봅니다.
애처로이
몸부림치고 있는 그 모습을
그 꽃샘바람은
그 봄이 전하여 주는 포근한 품에 안기어
자기 자신도 잊은 채
따스한 온기를 전하여 주는
그 품에 못 이겨
살며시 떠나겠지요.
그
어느
쉴 곳을 찾아서...
꽃샘바람 / 시인 미나
온 겨울 기다리다
이제 세상 보고 싶어
참지 못하고
파릇 파릇 솟아나는 새싹
질투 많은 꽃샘바람
새싹 할퀴고 싶어 하네
얼어붙은 찬바람 일으키고
짓누르려 하네
꽃샘바람
네 아무리 야무진들
마음먹고 솟아나는
새싹의 의지를 꺾을 수 있을까
할퀴고 짓 눌어도
끝내는 직고 말걸
보란 듯이 새싹 피우고
꽃잎은 피고 말걸
꽃샘바람 / 백원기 시인
꽃샘바람이 매섭게 불어온다
겨울바람 보다 더 춥게 불어댄다
어린 아기처럼 갓 태어난 꽃뿐 아니라
사람에게까지 살 속을 파고든다
상처처럼 쓰라린 겨울을 지낸 사람들이
모처럼 봄 마중 나와 온갖 꽃들의 예쁜 뺨을
손끝으로 만지며 입맞춤이 한창인데
그럴수록 시샘 바람은 기승을 부리며
추워 떨리는 여린 꽃과사람들의 손끝을
인정 없이 떼어 놓으려 한다.
겨우내 지도의 서북쪽 시베리아 벌판에서
게으르게 긴 잠을 자던 미운 바람이
어렵사리 만난 꽃과 사람을 떼어 놓으려 한다.
꽃샘바람 속에서 / 박노해 시인
꽃샘바람 속에서
우리 꽃처럼 웃자
땅속의 새싹도 웃고
갓나온 개구리도 웃고
빈 가지의 눈꽃도 웃는다
꽃샘바람에 떨면서도
매운 눈물 흘리면서도
우리 꽃처럼 웃자
봄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니
꽃샘바람 / 이해인 수녀
속으론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짓 모른체하던
어느 옛친구를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한 냉랭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얄밉도록 오래 부는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 싶다
꽃샘바람 / 정삼희 시인
천리향 꽃 냄새
바람 타고
천리까지 날아갔다
무덤덤한
영혼에 향수 되어
되돌아오고
그대의 향기
너무 진해
꽃샘바람에게
모두 빼앗겨
버렸네
꽃샘바람 / 김귀녀 시인
갓 피어난
목련꽃 봉오리가 비틀거린다 웬일일까
힐끗 쳐다보니
오호라,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너로구나
찢어진 눈 실룩거리며 달아나는 꽃샘바람
겨울옷 벗어던진 앳된 목련
볼살이 따가웁겠다
새살거리던 꽃망울
또 울고 싶겠다
나는 슬며시 싸리순이 궁금하다
꽃샘바람 / 김수미 시인
봄을 재촉하듯
꽃샘바람이 불어온다.
차가운 꽃샘바람에
햇빛은 그 빛을 더하고
시리도록 푸른 하늘도
더욱 푸르러진다.
긴 겨울 동안
잠을 자던 나무는
꽃샘바람에 잠이 깨어 싹을 틔운다.
더욱 진한 향기를 품으려면
힘겨움도 견뎌야 한다고.
강한 생명력이
더욱 빛나는 봄을 만드 는것이라고.
이것이 봄에 대한 꽃샘바람의 사랑이라고
수줍은 듯 고백을 한다.
꽃샘바람 / 정병옥 시인
열린 봄 사이 미처 돌아가지 못한 바람이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다.
빠꿈이 고개 든 수줍은 자목련
새치름한 바람의 심술에 귓불이 더욱 발개진다.
계절 모르는 바람에 햇발이 내리면
열린 봄이 닫히기 전에 도망가려나.
달 구비라도 내릴 것처럼 하늘은 잔뜩
볼을 퉁퉁거리고 있다.
꽃샘바람 / 장인성 시인
산이 높아
물이 깊어 못 갔는가
길을 잃고 헤매는 꽃샘바람
목련꽃 피다 말고
매서워서 우는 마을
꽃샘바람도 울고 다닌다.
머무르는 곳마다
철 잃은 위로의 한마디
허기진 눈 물 닦아주며
양지마근 햇살 한구석 내어주고
쉬었다 가라 하네...
꽃샘바람 / 김정윤 시인
매화가 시집간다는 말에
밤새 몸살을 알 턴 바람이
밤이 새도록 몸을 뒤척이다가
시샘을 부린다.
소스라치게 놀란 매화
꽃잎의 눈물을 떨군다.
어머니는 매화를 깨운다.
일어나요. 봄이 왔어요.
매화가 꿈을 꾸고 있었다.
꽃샘바람 / 김인숙 시인
겉으로
냉랭하게 툴툴거리는
꽃샘바람일지라도
그맘속엔
오직
봄볕을 그리워하는
따스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미움과 오해를 견디는
기다림이란 것을
외로움이란 것을
멋진 봄님
그대만은
알아주실 거지요?
꽃샘바람 / 임숙희 시인
바람아 우지 마라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젖어든 대지에
태동이 느껴지지 않니?
이 비 그치면
새 생명 움트고
연둣빛 꿈은 피어날 거야
바람아 우지 마라
꽃신 신고 오는 임
더디 오시면 어쩌니?
살랑살랑 나와 함께
봄 마중 가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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